어제 고대하던 임용고시 시험을 마무리 짓고 왔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학원강사, 기간제 교사를 하며 임용준비를 하지 않다가 이러다가는
평생 비정규직 인생을 살아야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올해는 임고에 올인하였다.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그동안 모아놓은 돈과 마침 실업급여가 주어져서 그나마 견딜 수 있었다.
임고를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 처음이라서 2년을 목표로 공부를 시작하였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욕심이 생기게 되었다. 한 과목 한 과목 개념들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되자 잘 하면
올해 나도 정교사가 될 수도 있겠다라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마침 작년 임용 난이도가 낮아지기도 하였고, 그 정도 수준이면 꾀나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부모님께도 올해 실수만 하지 않으면 합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걱정말라고 얘기를 했더랬다.......
1교시 교육학은 다행이 모두 아는 것이 나오기도 하였고, 개념을 물어보기 보다는 실제적인 것을 요구하는
문항이 많았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올해 올인한
효과가 나오는 구나 싶었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기 시작하였다.
2교시... 시작 5분전 문제지가 내 책상위에 올려져 있었고 나는 문제지를 펴보지 않았지만 표지에 비추어져 있는
1번 문제가 보일듯 말듯 하였다. 그 것은 수학의 역사?인 문제였다. 사실 수교론을 보게 되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파트이기는 하지만 그 동안 시험에서 요구하지 않았던 것이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후반기에는 한 번도 보지 않았다.
어쩔수 없이 대충 찍은 후 다음 문제로 넘어 갔다. 하지만 왠걸 평소 나오지 않는 파트의 문제들이 연달아 나오기 시작하자 멘탈이 붕괴되고,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 것을 억지로 참고 남들도 똑같으리라 생각하며, 최대한 열심히 풀고자 하였다.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쓰지 못하는 문제들이 생기게 되었다.
3교시 겨우 멘탈을 잡고, 3교시로 다시 회복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하였다. 다행히 2교시 보다는 괜찮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1번 문제부터 아리까리한 것을 물어보는 통에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를 않았다. 그래도 어찌 어찌 비벼 쓸만한 문제들이 있어서 최선을 다했지만, 아무래도 나는 수교론을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것 같다며 후회하고 내 자신에게 화가났다.
집에 돌아와 어머니께 전화를 하고 다소 어려웠지만 다들 어려웠으니 결과를 지켜 보아야할 것 같다고 하였다. 그리고 혼자 있는 집에서 펑펑 울어버렸다. 임고를 제대로 준비하고 첫 시험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 실력에 자신이 있었고, 어느 정도 가능성은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평소 모의고사 점수보다도 안나올 것 같은 상황에 내 자신에게 너무 실망했고, 이제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앞이 깜깜했다. 그 동안 다른 분들은 이러한 감정을 어떻게 이겨내셨는지 모르겠다.
결과라도 빨리 나오면 그에 맞춰 계획이라도 짤텐데, 결과는 1달 후..... 아무런 확신없이 일단 2차를 준비하긴 해야겠지...
학원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고, 기간제도 요즘은 자리가 하늘에 별 따기 수준이다. 무엇하나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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